고려.신세계.한솔.항도종금등 4개 종금사 통폐합 추진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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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재무구조가 나빠 지난 2일부터 업무정지된 부산의 고려.신세계.한솔.항도종금등 4개 종금사들이 자구책 (自救策) 으로 통폐합을 추진키로 해 IMF측의 반응이나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29일 지역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무정지된 부산지역 4개 종금사들의 전체 여신규모가 약 3조원에 이르러 이들 종금사가 한꺼번에 자금을 회수할 경우 부산 경제의 파산이 우려되므로 지역경제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4개업체를 통폐합 하는 방안이 업계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와관련 항도종합금융의 한 간부는 "4개 종금사 경영진들이 지난주 모임을 갖고 통폐합을 추진한다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며 "이를 위해 통폐합에 앞서 해결해야 할 대주주들의 경영권 포기.감자 (減資)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말했다.

이 간부는 "그러나 통폐합을 추진하더라도 구체적인 절차는 종금사들이 연말까지 마련키로 돼 있는 자구계획안에 대한 재경원의 처리결과가 드러날 내년 1월중순쯤부터 본격 논의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려.신세계.항도종금등 3개 종금사 노동조합 (의장 李明俊) 도 29일 부산시동구범일동 신세계종금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들도 업무정지된 지역 종금사들의 통폐합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고 밝혔다.

李의장은 "업무정지된 종합금융회사에 대해 정부는 통폐합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모두의 손실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李의장은 또 "종금사들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3개 종금사 직원 3백여명의 임금 (월 5억원) 을 이번달부터 반납하고 종업원들이 대주주의 주식을 인수키로 결의했다" 고 밝히고 "부산시와 지역상공인들도 종금사의 주식 지분가운데 일정부분을 확보해 줄 것" 을 호소했다.

한솔종합금융은 노조가 없어 이날 노조측의 통폐합결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부산〓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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