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생화학무기 은닉놓고 긴장고조…31일부터 한달간 금식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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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계속되는 이슬람교의 금식월 (禁食月) '라마단 (회교력으로 9월)' 을 맞아 중동지역에 때아닌 정치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앤서니 지니 걸프 주둔 미군사령관은 27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라마단을 이용, 생화학무기를 깊숙히 감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측은 미국이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은닉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생화학 무기로 이라크 대통령궁을 공격할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유대교도와 이슬람교도간 종교전쟁 위험성이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슬람교도와의 종교전쟁을 획책하는 유대인 과격분자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는 이스라엘인 두 명이 라마단 동안 예루살렘내 알 아크사 이슬람사원 안으로 돼지머리를 던지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체포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측은 "신성한 사원에 이슬람교도들이 금기시하는 돼지머리를 던지려는 계획은 중동평화 구도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것" 이라며 유대인 정착자들의 무장해제를 촉구했다.

라마단은 전세계 10억 이슬람교도들이 1개월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단식 기간이다.

이 기간중 임산부나 여행자.병자를 제외한 모든 이슬람교도들은 해뜰 때부터 일몰 때까지 식음을 전폐하며 부부간의 잠자리도 삼간다.

대신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하고 사원을 찾아 기도를 올리며 하루를 보낸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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