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독서고수’ 첫 선정된 독자 박일호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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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기대가 없진 않았지만 조금 얼떨떨하네요.” 독자에게 서평을 개방한 ‘나도 독서고수’(본지 18일자 22면)에 1번 타자로 선정된 박일호(44·사진)씨.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원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상당한 독서가다. 지난해에만 50여 권의 책을 읽었고 한 달 평균 2, 3권의 책을 구입한다. 주말이면 각 신문이 다룬 서평기사를 꼼꼼히 챙겨 읽는 버릇도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사기 위해서란다.

그의 독서는 단순한 읽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 교보문고의 ‘북로거’로 이미 일 년 남짓 활동하고 있으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도 서평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필명은 ‘구름을 벗어난 달’로 글솜씨가 아마추어를 넘어섰다는 평이다.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했어요. 읽는 책마다 독후감을 쓰는 것은 아니고 마음에 들면 리뷰를 올리곤 하죠. 쓰다 보니 성이 안 차기에 서평쓰기 강좌를 듣기도 했어요.”

이번에는 우연히 서평 공모 기사를 보고 응하게 됐단다. “조경란의 소설 『혀』는 지난해 9월 읽었는데 줄거리며 묘사가 워낙 인상이 깊었던 터라 글을 썼죠”

한국 작가로는 『남한산성』의 김훈, 『엄마를 부탁해』의 신경숙과 함께 김유정을 좋아한다고 했다. 특히 김훈 작가의 문장은 하나도 버릴 게 없을 정도여서 그의 작품 모두를 섭렵했다고 한다. 한달 책값이 만만치 않게 들겠다 싶어 물었다.

“집 근처 도봉문화정보센터(구립 도서관)에 자주 갑니다. 일요일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산책 삼아 나왔다가 들르곤 하지요. 잡지도 보고, 신간이 많아 적지 않은 도움이 되지요”

19일 일요일에도 중학교 1학년인 딸이 중간고사 공부를 한다기에 함께 서울 도봉문화정보센터를 찾은 길이라 했다. 상품으로 도서상품권을 받으면 무슨 책을 살지 궁금했다. 밝고 분명한 답이 돌아왔다.

“최근 서평을 보니 이응준의 소설『국가의 사생활』을 얼른 읽고 싶어요. 남북통일이 이뤄진 후의 혼란상을 그렸다니 개인적으로도 흥미가 있고요”

이번 도서상품권으로 그의 서평 블로그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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