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손상 주의 … 붙이는 곳 조금씩 다르게
주사약에 비하면 부담이 훨씬 작다. 환자가 직접 붙일 수 있어 약물 순응도(환자가 의사의 처방대로 따르는 정도)가 높다. 그러나 아무 데나 마구 붙이면 원하는 피부 손상이 일어나거나 약효를 얻지 못한다. 폐기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춘천성심병원 손순주 약제팀장은 “패치약은 등·가슴·허벅지 등 움직임이 작은 부위에 붙이는 것이 원칙”이며 “팔꿈치 안쪽 등 움직임이 많거나 털이 난 곳은 혈류량이 불규칙해 패치약의 흡수 속도가 들쭉날쭉하다”고 설명했다.
부착 부위의 피부 손상을 예방하려면 교체할 때마다 붙이는 부위를 달리해야 한다. 붙이려는 곳에 피부 감염증이 있으면 항균제로 치료한 뒤, 땀·물이 묻어 있을 때는 잘 닦아낸 뒤에 붙인다. 피부가 약한 눈 주위·점막·상처 부위에 붙여선 안 된다.
사용 후 떼어낸 패치는 접착면이 서로 닿도록 접어서 버린다. 마약성 패취약 중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약국이나 병원에 반환한다.
피임·천식용 제품도 등장
암 환자나 수술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는 패치형 통증 치료약(듀로제식 디트랜스 패치, 72시간 효과 지속)도 선을 보였다.
분당차병원 약제부 송인숙 약사는 “사나흘에 한 번 붙여 폐경기 증상과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패치형 에스트로겐제(에스트란 패치)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함유된 패치약(콤비트란 패치)이 알약 대신 처방되고 있다”고 말했다. 패치형 남성호르몬제(테스토 패치)도 시판 중이다.
하루 한 번 가슴에 부착해 심장 발작·협심증을 예방·치료하는 니트로글리세린 성분의 패치약(앤지덤 패치), 먹는 진통제의 부작용이 심하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는 환자를 겨냥한 붙이는 진통제(펜타닐 패치)도 나왔다. 우울증·고혈압·설사·하지 불안 치료제도 붙이는 형태로 출시됐다.
최근엔 하루 두 번 복용하는 경구용 치매 치료제(엑셀론)가 하루 한 번 붙이는 패치약으로 개발됐다. 이 약은 약 먹이기가 ‘전쟁’인 치매 환자에게 유용하다.
멀미약 두 개 붙이면 정신착란 가능성
붙이는 약이 경구용 또는 주사제보다 부작용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소화·흡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주사약처럼 전신으로 퍼지지 않아서다. 따라서 위장 장애·간 장애 등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가려움·발적 등 과민반응 외에도 주의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한양대병원 약제부 박은재 약사는 “심장병 환자가 니트로글리세린 성분의 패치를 붙이고 있다면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심한 저혈압을 일으키고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또 패치형 천식약을 사용하는 환자는 항우울제·고혈압약 등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커피나 술을 자주 마시거나 흡연하면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트라스트 패치·케토톱 플라스타·케펜텍 엘 플라스타 등 관절염·근육통약을 붙인 사람은 아스피린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복용을 삼간다. ‘아스피린 천식’(천식 발작)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귀밑에 붙이는 멀미약도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은숙 약제부장은 “운송 수단을 타기 2~4시간 전 귀밑에 붙이면 이후 일정하게 약물이 흡수돼 72시간가량 약효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귀밑 양쪽에 붙이면 용량이 많아져 정신 착란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