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질환 감염 '요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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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평화의 상징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는 어린이들처럼 포근한 모습도 없다.

그러나 만성질환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져있는 어린이라면 비둘기 모이주기가 위험천만한 행위일 수도 있다.

비둘기 배설물 속에 서식하는 크립토콕커스 곰팡이균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치명적인 뇌막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대병원도 그동안 병원 명물중의 하나였던 어린이병원 현관앞 비둘기 모이주기를 전면 금지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지 말 것을 당부하는 표지판을 설치한 것. 병원 관계자는 "입원중인 어린이 환자는 백혈병이나 악성림프종등으로 면역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으므로 비둘기 모이주기를 금지했다" 고 설명했다.

위험한 것은 비둘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나 고양이처럼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도 조심해야 한다.

이들 애완동물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각종 기생충의 중간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수의과학 연구소가 1백50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5마리가 사람에게 해로울 수 있는 간카필라리아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간카필라리아는 쥐의 몸안에 있는 충란이 개나 고양이의 변을 통해 사람의 입으로 감염된다.

고열과 식욕부진증세를 보이다가 심해지면 간을 침범해 황달과 복부팽만증세를 일으킨다.

간카필라리아증을 비롯한 각종 기생충 질환은 주로 집 바깥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에게 흔한 것이 특징. 그러나 먹이를 따로 주고 깨끗히 씻기며 집안에서만 기르는 애완동물이라 하더라도 마냥 안심할 순 없다.

개나 고양이의 털에서 비롯되는 알레르기성 질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병원 이비인후과 이봉재 교수팀이 알레르기성 비염환자 1천 6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털 알레르기가 40%, 고양이털 알레르기도 33%나 되는 것으로 밝혀진 것. 설치류 애완동물인 햄스터도 요주의대상이다.

어린이들이 장난치다 물리기라도 하면 서교열이라 불리우는 감염질환에 혹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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