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실보도를 왜 트집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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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선이 양자 (兩者)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는 중앙일보의 어제 1면 기사를 두고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이 펄쩍 뛰고 나선 것은 사리 (事理)에 맞지 않는다.

투표일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 신문이 대선판도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책임이자 사명이다.

또 국민으로서는 선거판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당연히 '알권리' 가 있다.

우리 역시 선거기간 중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법으로 금지돼 있음은 잘 안다.

그러나 이번 중앙일보의 보도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한 게 아니라 선거기간 중에도 진행된 여러가지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개괄적 흐름을 분석한 것일 뿐이다.

이런 개괄적 윤곽에 관한 보도는 다른 여러 언론사도 해 오고 있는 것이고 과거 선거에도 있었던 일이다.

이런 엄연한 사실보도를 놓고 정당들이 자기들 선거전략의 유.불리 (有不利) 의 입장에만 서서 중앙일보를 비방.음해하는 작태는 공당 (公黨) 으로선 결코 해선 안될 일이다.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은 중앙일보 보도내용을 '조작' 이니, 특정후보 살리기 시도니 하고 비방했지만 보도내용이 정확함은 여론조사 결과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는 자기네들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양자구도에 들지 못한 것으로 보도된 국민신당측은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사실보도 자체를 공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특히 직접 당사자도 아닌 국민회의측이 천박한 표현의 비방.중상을 하고 나서는데 대해서는 엄중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3자구도 유지가 자기들의 선거전략인지 몰라도 그런 자기들의 선거전략 때문에 언론의 사실보도를 막으려 하거나 비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語不成說) 이다.

그제 TV토론에서 세 후보는 한결같이 표현의 자유를 극력 옹호했는데 자기들의 선거전략에 나쁜 영향이 있다고 해서 언론자유나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한대서야 납득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앙일보는 막바지 선거전에서 정당들의 이성을 잃은 언동을 개탄하면서 어떤 압력이나 비방.중상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 추구란 언론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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