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신입사원 채용취소 '허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한라그룹에 보내주신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머리숙여 감사드리며…, 결국 12월6일 최종부도 처리돼 채용을 철회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뚫고 한라그룹에 지원, 합격해 새해가 되면 회사원이 된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김주일 (金周一.27) 씨는 10일 저녁 이런 통고를 받고 맥이 탁 풀렸다.

어려운 경쟁을 뚫고 겨우 얻은 일자리가 눈앞에서 사라진 때문이다.

지난 6일 한라그룹은 최종 부도와 함께 신입사원 채용계획도 백지화했다.

인사팀에서는 부랴부랴 사과 서한을 작성해 각 계열사 대표이사 명의로 입사예정자들에게 통보했다.

金씨를 비롯해 한라그룹에 입사키로 예정됐던 1백50여명은 모두 이런 편지를 받았다.

기존 임직원들의 거취마저 불분명한 상황이라 취업 예정자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는 상황이다.

30대그룹에서 입사가 확정된 이들의 채용이 전원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라공조등 정상 영업중인 일부 계열사들은 병역특례자등을 소수 채용키로 했으나 인원은 많지 않다.

한라그룹 인사팀의 김광헌 (金光憲) 차장은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한만큼 차라리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것이 입사 예정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