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순찬씨의 생활지혜…김장김치 스티로폴 상자에 보관하면 잘시지않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겨울철 식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김장 김치. 어떻게 하면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주부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인천시에 사는 김순찬씨 (69) 는 몇해전부터 굴등 해산물을 포장하는 데 쓰이는 스티로폴 상자를 김치보관 용기로 재활용하고있다.

우연히 스티로폴 상자에 김치를 넣어두면 싱싱한 맛이 오래간다는 얘길 듣고 시험삼아 해보았는데 정말 신기하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것. 김장 비닐에 싼 김치를 상자에 넣은 뒤 뚜껑을 꼭 닫아두면 밀봉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김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 김치 12포기를 동네 슈퍼에서 얻은 스티로폴 상자 4개에 나눠 넣었다.

가로세로 25㎝에 깊이 21㎝ 가량의 이 상자엔 네 쪽으로 가른 김치 세 포기가 맞춤하게 들어간다고. 김씨는 먼저 먹을 용으로 심심하게 간을 하고 굴과 무 생채도 듬뿍 넣은 김치를 넣은 상자엔 1번이라 숫자를 매겨두었다.

또 2.3.4번을 써넣은 나머지 세 상자엔 두고두고 먹을 수 있도록 소금의 양과 무 생채의 양을 다르게 조절, 김치를 담가 넣는 지혜를 발휘했다.

"식구 많은 집이야 커다란 김치독이 필요할지 몰라도 요즘은 핵가족이 대부분이잖아요. 또 독을 번번이 열때마다 김치맛이 변하는데 이 상자는 조금씩 여러 상자에 나눠 담아두었으니 나머지 상자의 김치들은 계속 싱싱하게 보관돼서 좋아요. " 김씨는 상자 무게가 가벼워 기력약한 노인들도 번쩍번쩍 들기 쉽고,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없으니 전력낭비도 덜 수 있다면서 1석4조.5조는 된다고 자랑한다.

"김치뿐아니라 밑반찬을 만들어서 지방에 사는 딸들한테 나눠줄 때도 이 상자에 담아주면 맛이 안 변해요" 김씨는 스티로폴 상자가 사랑을 나누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며 웃었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