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실정 문책" 한목소리…3당 대선후보 2차 TV토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7일 밤 정치.외교.안보.통일정책을 주제로 한 대통령후보 초청 TV합동토론회에서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이인제 (李仁濟) 국민신당 후보등 3인은 열띤 공방을 거듭했다.

세 후보는 특히 현재의 경제난국에 대한 책임, 사상.병역문제등을 둘러싸고 상대후보를 정면으로 비난하며 유권자의 심판을 기대했다.

세 후보는 IMF와의 재협상 용의를 묻는 질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자신이 집권하면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인제후보는 전반적 재협상을 강조했고, 김대중후보는 낮은 성장률.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등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회창후보는 분기마다 진행과정을 IMF측과 협의하게 돼있다며 이 때 문제를 제기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집권하면 현재의 경제난국을 초래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겠다고 강조하면서 상대후보들이 경제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회창후보는 책임을 가리기 위한 방안으로 특별검사제나 특별조사위원회의 도입을, 이인제후보는 경제전문가등에 의한 진상조사를 각각 제시했다.

김대중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 책임을 묻고 관련 장.차관등에 대한 행정적 책임은 다음 정부에서 추궁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IMF가 요구한 대선 후보자 서명에 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이회창후보가 "나라를 위해 각서를 써줬다" 며 "김대중후보가 재협상을 강조하니까 각서를 요구하게 된 것" 이라고 비판했고 김대중후보는 "각서를 요구한다고 써준게 잘한 일은 아니다" 고 반격했다.

김대중후보가 자신의 당선을 전제로 거국내각 동참의사를 묻자 이회창후보는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같다" 며 거국내각은 여야간 모양새보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인제후보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임기만료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조기구성을 촉구했다.

행정개혁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회창후보는 재정경제원의 해체.개편과 환경.복지분야의 증강, 내무.교육분야의 지방이양등을 제시했다.

김대중후보는 인사청문회 도입.지방의 재정권한.조례 제정권.인사권 보장등을, 이인제후보는 민생관련 공무원은 늘리고 규제담당 공무원은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은 상대의 약점도 집중적으로 추궁했는데 이회창후보는 차남이 미국 하버드대 부속병원에서 키를 잰 뒤 공증해 보내왔다고 밝혔고, 김대중후보는 오익제 (吳益濟) 씨 편지는 북한이 자신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제후보는 자신의 입영기피 의혹에 대해 연락이 되지 않은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김대중후보는 집권후 당원들이 국회의원후보를 선출하는 개혁을 하겠다고 했고, 이인제후보는 국회의원 99명을 감축해 3천억원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창후보는 한나라당은 대통령후보 선출부터 완전 자유경선으로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종.신성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