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열린 ‘외계인구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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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네바다주에 외계인은 없다’.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외계인 괴담의 진원지인 미국 네바다주 ‘51구역’이 의혹의 베일을 벗었다. 중앙정보국(CIA)의 기밀 해제 조치로 이곳에서 수행된 미국 정부의 극비 프로젝트들이 일반에게 공개되면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51구역은 일명 ‘ET 하이웨이’로 불리는 375번 고속도로와 인접한 지역이다. UFO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 국방부가 이곳에 냉동 외계인과 추락한 UFO들을 지난 수십 년간 보관해 오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다. UFO 연구를 위한 지하 비밀시설이 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도 모르는 극도의 보안 속에 이곳에서 일했던 전직 군 장교와 엔지니어들은 “UFO 괴담은 공상의 산물이며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ABC뉴스가 10일 보도했다.

51구역에서 1960년대 진행된 ‘A-12 옥스카트’ 정찰기 개발에 참여했던 엔지니어 토턴 번스(72)는“그곳엔 외계에서 온 UFO도 지하시설도 없었다. 시험 비행 중이던 정찰기를 일반인들이 UFO로 오해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외계인이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2만7000m 상공에서 시속 3500㎞의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는 A-12에서 나오는 섬광이 이 같은 오해를 불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51구역에서 정찰기 급유 기술 개발을 지휘한 해리 마틴(77)도 외계인과 UFO에 대해 “사람들은 상상의 날개를 폈지만 우리는 웃어넘겼다”고 말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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