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의 ‘자세가 건강이다’ ⑤ 무릎 모으고 비스듬히 앉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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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척추 건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허리에 치명적인 자세가 치마를 입고 바닥에 앉는 것이다. 양 무릎을 모으고 한쪽으로 비스듬히 앉다 보니 허리를 비틀지 않을 수 없다. ‘요조숙녀형 자세’로 다소곳하게 보이지만 허리가 C자형으로 휘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 자세는 한쪽 엉덩이에 부하를 주고 허리를 뒤틀게 만들어 골반 변위성 요통을 야기한다. 인체의 주춧돌인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질병이 발생한다.

먼저 척추뼈를 지지하는 기립근과 등 근육의 좌우 균형이 깨진다. 한쪽은 늘어나고 반대편 근육은 위축된다. 근육이 한쪽만 발달해 평상시에도 허리가 삐딱하게 기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신 혈액과 내분비 순환이 안 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몸의 한가운데 있어야 할 자궁의 위치가 틀어져 생리불순·생리통·냉대하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심하면 불임으로도 이어진다. 실제 임상에서 많은 여성 환자의 자궁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형적으로 발달한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사람은 산모다. 수유를 위해 이 자세로 아기를 안는 산모가 꽤 있다. 산후에는 출산 시 벌어졌던 골반이 제 위치로 돌아오지 않고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킨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러 관절이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 이때 잘못된 자세가 습관화되면 골반의 변위가 발생한다.

골반을 바로잡는 스트레칭=바르게 누운 자세에서 오른쪽 무릎을 접어 양손으로 잡은 다음 천천히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10초간 유지하고 내린다. 다음엔 무릎을 세워 누운 자세에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포개 올린다. 그대로 다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10초간 유지한다. 각 3회 반복.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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