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지원이후]캉드쉬 IMF총재 도쿄 기자회견(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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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합의각서는 한국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아니었다면 한국의 암세포는 더욱 넓게 퍼졌을 것이다."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4일 저녁 도쿄 (東京) 의 일본프레스센터에서 도쿄주재 각국 특파원 1백여명과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경제의 문제점들을 거침없이 지적했다.

"한국이 위기에 이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느냐" 는 질문에 그는 "장기간 불상사가 계속된 정치에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경제적 원인이 압도적" 이라고 진단했다.

보호.폐쇄주의로 일관해 더욱 취약해진 금융분야를 사례로 들면서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모든 것이 잘 돼왔으니 이대로가 좋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같다" 고 꼬집었다.

캉드쉬 총재는 한국과 IMF가 맺은 양해각서는 어디까지나 국제사회에서의 협약이므로 한국이 약속한 프로그램을 지키지 않을 경우 IMF도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그런 뒤 "한국내에 일부 오해가 있는 듯하나 IMF는 결코 주권국가에 대해 독선적.독재적으로 지시하는 기관이 아니다" 며 "프로그램은 해당국이 알아서 내놓는 것이고 우리는 멕시코 지원때 범한 실수를 한국에서 되풀이하지 않도록 우리의 경험을 해당국에 제공할 뿐" 이라고 말했다.

회견 막판에 한 일본기자가 "IMF지원은 보통 출자액의 3배 가량인데 왜 한국에는 이례적으로 20배나 지원해 주었느냐. IMF재원은 바닥날 염려가 없느냐" 고 따지듯 물었다.

캉드쉬 총재는 "재원걱정은 아직 없다.

그리고 우리는 지원해준 돈을 반드시 돌려받는다" 고 '명쾌' 하게 답변했다.

도쿄 = 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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