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끄기 실천만 해도 환경운동으로 봐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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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준 대표(사진)는 환경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몸으로 느끼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녹색지구’를 가꾸어 가는 사람들, 즉 환경운동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민단체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대표이자 ‘맹산반딧불이자연학교’ 운영자인 정병준대표를 인터뷰했다.

Q. ‘환경운동가’를 정의한다면?
- 환경운동자체를 직업으로 삼는 ‘적극적 환경운동가’와 생활 속에서 실천을 하는 ‘잠재적 환경운동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넓게보면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운동가라고 할 수 있죠. 집에서 불필요하게 켜져 있는 전등을 직접 끄는 것도 환경운동으로 볼 수 있거든요. 굳이 정의하자면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지요.
 
Q. ‘적극적 환경운동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 ‘코디네이터’역할을 꼽을 수 있지요. 환경운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조율하고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거죠. 각종 환경관련 프로그램 및 캠페인을 기획해시민들의 참여 및 관심을 이끌어내거나 자료를 만드는 일이 주된 업무입니다. 또 환경을 느끼고, 얘기할 수 있는‘장소’를 섭외하고, 만드는 일도 합니다. ‘맹산반딧불이자연학교’가 그 예죠. 아이들이 직접 자연을 볼 수 있는 장소도 중요하거든요.
 
Q. 어린이 관련 환경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 2007년에 팔당댐 투어 100회, 2008년엔 남한산성투어를 200회 진행했어요. ‘맹산반딧불이학교’는 성남 분당지역의 ‘맹산’에 직접 현장체험학습장을 꾸민 케이스죠. 두달을 1기로 8회 프로그램으로 이뤄집니다. 모두 정회원들의 회비로 무료진행되고요. 서울·경기권은 물론 다른 지방에서도 올라와 참여할 만큼 평판이 좋지요.

Q. 어린이 환경교육 시 주안점은?
-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게 만들자’입니다. 환경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는 일단 환경을 보고 느껴야 합니다. 최근까지 우리의 환경교육은 소위 ‘겁주기 교육’이었어요. 오염된 하천, 더러운 쓰레기, 매연에 뿌옇게 된 하늘을 보여주면서 ‘봐라, 이렇게 더럽고 엉망으로 쓰니까 무섭지’라고 얘기하곤 했죠. 하지만 이런 식의 교육은 아이가밝은 마음으로 즐겁게 환경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엔 조금 부족해요.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소중한 자산을 잘 지켜 나가야겠지’라고 말해주는 교육도 필요하다는 거죠. 맑은 물에서 물고기알이 깨어나는 모습을 관찰하고, 반딧불이의 빛을 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적극적 환경운동가’가 되고 싶은 어린이는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까요?
- 일단 학교에 다양하게 개설돼 있는 ‘환경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할 것을 추천합니다. 꼭 환경동아리가 아니어도 좋아요. 보이스카우트·걸스카우트도 조직생활을 배우고, 캠프에서 자연체험을 하면서 환경을 공부할 수 있거든요. 여러 단체가 개최하는 다양한 환경캠프에 참가하면 ‘적극적 환경 운동가’ 선생님들도 많이 만나고, 환경운동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겠지요. 자원봉사를 많이 해보는 것도 좋고요. 중요한 건 자원봉사의 양보다 질이지요. 어렵거나 힘든 봉사를 찾아 하라는 것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고요.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산에서 쓰레기를 대강 줍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30분을 청소해도 더럽혀진 곳을 제대로 청소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프리미엄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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