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엄습]中.파장과 대책…엘니뇨연구 어디까지 왔나(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엘니뇨에 대한 관측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60년대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비야크네스 교수가 "엘니뇨가 지구적인 기상이변의 주범일 수 있다" 는 주장을 하기전까지는 누구도 이 '괴물' 의 실체를 몰랐다.

엘니뇨에 대한 지식을 미흡하게나마 얻게된 것은 85년 미 해양대기국 (NOAA) 이 주도한 '적도해양 지구대기 (TOGA)'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서태평양에서 동태평양에 이르는 적도 주변 해역에 수백개의 부표 (浮標) 등을 띄워 수온 변화와 풍향등을 기록.분석한 것. 북미의 홍수와 호주의 가뭄.유럽의 이상기후 발생등에 엘니뇨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94년 일단 종료된 뒤 '엘니뇨 남방진동 (ENSO)' 관측시스템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엘니뇨 발생의 낌새를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지난 초여름 엘니뇨가 시작되자마자 '경보' 가 나왔다.

우리 기상청이 올 겨울 날씨가 따뜻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도 여기에서 나온 자료를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ENSO 관측 결과가 한국을 포함한 중위도권 이상 국가에 당장 유용한 것은 아니다.

엘니뇨와 적도 근처의 태평양 기상관계는 비교적 잘 밝혀졌지만 중.고위도 지역 기상과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세기.주기성의 상관관계다.

최근 엘니뇨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은 지구 온난화로 대기에 축적된 열이 바다에 흡수된 결과라는 견해도 있다.

김창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