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막내리는 광주비엔날레…관람객·수익사업 모두 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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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오는 27일이면 제2회 광주비엔날레가 막을 내린다.

지원부족과 약체의 기획팀등 다소의 우려와 함께 막이 올랐지만 결과는 안심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우선 세련됐고 짜임새있는 전시로서 여타의 유명 비엔날레와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데이비드 로스 뉴욕 휘트니미술관장이나 다니엘 아바디 프랑스 죄 드 폼 미술관장, 그리고 르네 블럭 독일 카셀현대미술관장처럼 국제미술계를 이끄는 사람들도 이런 평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아 현대미술의 거점국가라는 자부심을 가졌던 일본에서도 높은 관심과 함께 '여러가지 불리한 조건 가운데 손색없는 국제전을 치렀다' 는 평 (미술평론가 치바 시게오) 이 있었다.

국내에서도 역시 '보기드문 수준높은 국제전시' (미술평론가 김홍희) , '정리되고 정제된 깔끔한 전시' (영남대 유홍준 교수) 란 평을 들었다.

전시내용 못지 않게 운영측면에서도 광주는 성공한 비엔날레로 평가받기 충분하다.

행사기간중 하루 평균 1만2천여명의 관람객이 입장해 당초 목표였던 90만명 (22일 현재 84만8천명)에 근접했다.

입장료는 목표였던 30억원을 초과해 37억5천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휘장과 광고등 사업수익도 당초 25억원을 넘어서는 32억9천만원 기록했다.

그렇지만 비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구의 여백' 이란 테마 밑에 수.화.목.금.토 (水.火.木.金.土) 란 소주제를 정한 것이 지나치게 현학적이었다는 점과 '광주다운 광주 비엔날레를 보여주는데는 미흡했다' 는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다.

소주제 설정에 대해서는 아시아적 특성을 무리하게 강요한 인상이 짙다는 지적이었다.

정체성의 문제는 개막초부터 제기된 것으로 광주 비엔날레의 미래의 위상에까지 관련된 비판이었다.

광주비엔날레를 전후해 열리는 국제규모의 미술행사는 7~8개. 이런 여건 속에서 광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광주만의 특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 미술이벤트, 그 검증과 전망' 이란 심포지엄 (경원대 조형연구소 주최)에서도 패널리스트들은 광주에 대한 우려로서 이 점을 집중 거론했다.

세계미술평론가협회장인 킴 레빈은 이 심포지엄에서 광주를 가리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고 높이 평가하면서 그렇지만 "유럽을 답습한 것을 내세워서는 곤란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李龍雨) 고려대 교수는 아이덴티티문제에 덧붙여 관료적인 진행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 재단측은 22일 현재까지 1백52억원의 기금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목표액 2백억원이 달성되면 2년간 이자수입 40억원에 입장.사업수익 60억을 합쳐 매번 비엔날레 운영기금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철규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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