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옛 회서분교,화가·도예가 창작 산실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대청호를 끼고 있는 충북청원군문의면. 인구 6천여명의 시골마을이지만 연중 미술 전시회.강좌 등이 열리면서 예술인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몰려들어 충북지역의 새로운 문화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2년 폐교된 뒤 3년째 퇴락을 거듭하던 문의초등학교 회서분교에 창작 산실을 마련한 예술가들 덕분이다.

면 소재지에서 11㎞나 떨어진 이곳은 전체면적 6천7백50㎡에 교사 2동과 숙직실 등 건물 연면적 5백70㎡ 규모의 미니학교. 평소 조용한 시골에서 창작에만 전념하고 싶었던 서양화가 이홍원 (李鴻遠.44) 씨가 95년 뜻이 맞는 도예가.한국화가 5명과 함께 청원군교육청에 폐교 활용을 제안하면서 미술인촌 건설이 시작됐다.

교실은 작업실로, 숙직실은 살림집으로 바뀌었고 아이들 의자나 책상도 쓸모 있는 작업보조도구가 됐다.

물론 전기를 끌어오고 보일러를 설치하느라 화가들도 적지않은 비용을 투자해야 했다.

李씨는 "수려한 풍광과 넉넉한 시골 인심, 어느 것 하나 소재 아닌 것이 없고 작업능률도 서울에서보다 배는 높아져 더 없이 만족스럽다" 고 말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예술가들에게는 다소 비싼 연간 4백만원의 임대료. 한 때 20여명의 화가.조각가.도예가들로 성황을 이루었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일부 화가들이 더 한적한 시골로 옮겨갔고 나머지는 생활문제로 잠시 떠났다.

李씨와 도예가 高승규 (42) 씨만 남아 창작에 열중하고 있지만 지금도 입주를 원하는 화가들이 10여명에 달한다.

청원 = 안남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