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아벨란제 FIFA회장“북한서도 1-2경기 개최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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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북한이 원하고 보안과 안전문제가 보장된다면 평양에서 1~2경기가 가능하다.

" 21일 방한한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은 오는 2002년 월드컵 남북 분산개최론에 대해 자신의 발언을 불과 수시간만에 번복하는등 양면성을 보였다.

아벨란제 회장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한반도가 통일이 안된다면 남북한 분산개최는 불가능하다" 고 못박았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오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별도 면담을 갖고 자신의 이같은 발언을 바꿨다.

아벨란제 회장은 그동안 남북 분산개최에 호의적 입장을 보여왔었으나 최근 FIFA의 분위기를 고려, 공항기자회견에서는 불가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FIFA 내부에서는 규정상 분산개최가 어렵다는 원칙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벨란제 회장은 이같은 분위기에 밀려 '불가 입장' 을 밝혔다가 나중에 정회장의 요청과 한국의 입장을 고려, 자신의 발언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 (AFC) 집행위에 다녀온 뒤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 10곳중 적어도 1곳은 북한에 유치하고 싶다" 고 말했다.

한편 아벨란제 회장은 오전 회견에서 "평양을 방문했을 때 10만명 규모의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을 봤다" 며 "FIFA가 남북한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 만큼 2002년 이전에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고 덧붙였다.

아벨란제 회장은 내년 6월로 예정된 차기 FIFA회장 선거에 대해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재출마하지 않겠다는게 확고한 입장" 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7월12일 월드컵 폐막과 함께 회장 임기가 끝난다" 며 "지금까지 회장에 입후보한 사람은 요한슨 부회장 한명뿐" 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72년 한국을 첫 방문했고 88올림픽 때도 왔었다" 며 "한.일월드컵 준비상황을 돌아보고 FIFA와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왔다" 고 방한목적을 밝혔다.

아벨란제 회장은 한국의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해 "한국축구가 빠른 속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며 "진심으로 축하한다" 고 말했다.

아벨란제 회장 일행은 이날 낮12시 청와대를 방문, 김영삼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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