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채권에 관심…값 싸지자 "지금이 살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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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주식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금리가 연리 14%이상으로 가파르게 오르자 개인투자자들이 안정적이면서도 비교적 고수익을 올릴수 있는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초반만 해도 금리급등 (채권값 급락)에 따른 기존 개인투자자들의 손절매가 우세했으나 19일을 고비로 '팔자' 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좋은 채권 없느냐" 는 신규매수 문의전화가 대형증권사 채권부서와 일선점포에 급증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관매수 일색이었던 채권시장에 오랜만에 개인들이 몰리기 시작하자, 헐값에 인수해둔 물량이나 재고물량에 대한 반짝세일에 나서고 있다.

주로 5대재벌기업 우량계열사나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으로 세후 수익률 12.5%를 웃도는 호조건이어서 물건이 나오자마자 동나고 있다.

LG증권의 경우 99년5월만기 산금채 50억원어치를 세후수익률 12.52%로 20일 오전 내놓기가 무섭게 불과 2시간만에 동났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동양증권은 한 외국기관으로부터 헐값에 넘겨받은 한국전력.SK (옛 유공).삼성중공업 전환사채 (연말만기) 50억원어치를 세후 12.55%조건에 선착순 판매했는데 이 역시 오전중 모두 팔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채권세일때 한 신사가 찾아와 30억원어치의 채권을 혼자서 사갔다" 고 전했다.

한진투자증권 채권팀 오상섭과장은 "다음달 채권시장 전면개방에 따른 해외자금 유입으로 금리가 낮아질 (채권값이 오를) 경우엔 스프레드 (금리차익) 까지 바라볼 수 있어 개인의 채권직접투자가 당분간 더욱 늘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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