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경질의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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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임창열 (林昌烈) 신임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금융시장 안정 종합대책 발표를 밀어붙이는등 특유의 추진력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재경원 실무자들은 신임 林부총리가 금융시장 대책을 검토하고 일부 보완하려면 빨라야 20일에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林부총리는 오후1시쯤 청와대에서 발령장을 받고 돌아오자마자 금융시장현황및 안정대책 검토에 착수했고, 이어 예정대로 이날 오후5시에 시장대책을 발표키로 전격 결정. 林부총리는 "국내외 시장은 한시가 바쁜데 정부가 또 늦출 수는 없다" 고 말했다는 것. 한편 林부총리는 이날 취임식에서도 "이제 절대 실기 (失機) 하지 말고 고칠 것은 단호하게 고쳐가야 한다" 고 강조.

…林부총리는 통산부장관 자격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APEC) 회의등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예정된 출국 준비를 하다 청와대로부터 전격적인 인사연락을 받고 이를 부랴부랴 취소시켰다는 후문. 林부총리는 하루전인 18일 오후 출국인사차 통산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자신의 부총리 기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금융개혁을 위해 애쓰는 부총리를 밀어달라. 부총리 기용은 들은 바 없다" 며 부인하기도. 정해주 (鄭海주) 신임 통산부장관은 "수능시험으로 평소보다 늦은 9시55분쯤 출근해 자리에 앉자마자 청와대로부터 입각통보를 받았다" 며 앞으로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산업구조개편에 주력하겠다고 소감을 피력.

…강경식 (姜慶植) 전 부총리는 19일 아침에야 청와대로부터 사표수리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 금융개혁법안 통과가 연기되자 자신의 거취문제를 놓고 고민했으나 이렇게 전격 경질될 줄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姜 전부총리는 이날 오전8시 김영삼대통령에게 오후 발표예정이었던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보고했고, 이때 사표를 다시 제출했다는 것. 그러나 수리 통보는 과천 집무실로 돌아오고 나서야 받았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 측근들은 "姜 전부총리가 대통령께 금융대책을 보고하는 걸 보고 사표가 반려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통보가 왔다" 고 상황을 설명. 姜 전부총리 자신도 18일 국회에서 금융개혁법안 연기가 결정되자 한때 자신의 거취문제로 고민했었으나 그냥 있는 것으로 마음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선거까지 한달밖에 안 남았는데 꼭 갈아치워야만 하나" 라며 이번 인사에 대한 불평이 한편에서 제기됐다.

홍병기.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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