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②] 장서희 “아내한테 빌붙는 셔터맨 남편은 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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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맨은 노 생큐

-'아내의 유혹'이 터진다는 예감은 언제 받았습니까.

"첫방송 끝난 다음날 많은 기자분들이 '12% 산뜻한 출발'이라고 써주셨어요. 가장 피부에 와닿을 때는 야외 촬영 나가서 팬들과 만날 때죠. '아리영이다' '야, 구은재야'라는 얘기를 들으며 이 드라마 되겠다 싶었죠."

-좋은 연기자는 몰입 만큼 배역에서 잘 빠져나오는 배우라고 하던데 자신있습니까.

"그럼요. 빠져 나오는 거 하나는 전공이에요.(웃음) 빨리 이 거품에서 헤어나고 싶은 마음이에요. 사람들은 망각의 천재잖아요. '아내의 유혹'도 여름이 되면 아무도 기억 못할 겁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되는 이유죠."

-가족들 반응은 어때요?

"다들 웃기대요. 집에선 철딱서니 없는 막내딸인데 극 중에선 '지옥 가겠습니다'라며 복수하니까 엄마가 우리 딸 같지 않다고 저리 가래요.(웃음) 방송국 들어와선 자존심 상할 일 많았지만 그 전까지는 저, 평탄한 길만 걸었어요.(웃음) 얼마 전 '불꽃'에 같이 출연한 이영애랑 밥먹었는데 그런 것도 기삿거리가 되나 봐요.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또래 연기자들에 비해 장점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그런 건 없지만 다행인 건 하나 있어요. 제 나이에 구은재(극 중 33세) 같은 역할을 맡는 게 쉽지 않거든요. 다들 아기 엄마 역할을 하는데. 이제 저도 제 나이에 맞는 배역을 만나겠죠? 마음의 준비 하고 있습니다."

30대 노처녀임을 강조한 장서희는 소개팅을 여러 번 했지만 "중국까지 따라온 남자는 한 명도 없었다"며 짧은 한숨을 토했다. '연예가중계'에서 드라마 종영 후 두 건의 소개팅을 예고했는데 "그중 한 사람이라도 '나 말고 또 다른 남자도 만난다고?'라며 취소할까봐 조마조마하다"고도 했다.

-지하철 타는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할 수 있습니까.

"그럼요. 정신 상태만 괜찮으면 저는 그런 거 안 따져요. 단 조건이 하나 있어요. 절대 아내한테 빌붙어 살지 않아야 돼요. 지금까지 많은 여자 연기자들의 연애와 결혼을 지켜봤는데 셔터맨 기질을 가진 남자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저는 그거 못 봐요."

-남편이 아내 운전도 도와주고, 스케줄도 관리해주면 좋잖아요.

"그게 뭐가 좋아요? 저는 싫어요. 그래서 전 웬만하면 연예계와 무관한 사람을 만날 거예요. 이쪽이 말이 엄청 많은 동네잖아요. 남편이 그런 거에 하나하나 반응한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터질 거예요. 저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잘 웃는 O형 남자한테 끌려요. 2세를 위해 키는 175~180cm 정도? 저는 B형이에요."

-꽃미남 연예인이 대시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어휴, 20년간 방송국 밥 먹으면서 잘 생긴 남자 얼마나 많이 봤겠어요? 근데 거기에 속으면 안 돼요. 정말 인간성 좋은 분도 많지만 개중에는 폭군도 있고, 바람기 다분한 남자도 있어요. 조심해야 돼요."

-바람 피울 남자를 알아봅니까?

"한 30분만 얘기해 보면 대강 알죠. 웬만한 선수면 티가 나잖아요."

-내 눈엔 완벽한데 부모가 반대하면 어떡하죠?

"그럼 안 해야죠. 나이 들어보니 부모 뜻 어겨 잘 된 사람 드물더라고요. 웬만한 반대가 아니라 도시락 갖고 다니며 반대하는 결혼은 안 하는 게 정답이죠."

JES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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