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외신의 만우절 장난 기사 해프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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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해 만우절(1일)에도 외신들의 장난 기사가 쏟아졌다.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의 운행 재개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종이신문 발행 중단 등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기사들이 ‘만우절 장난(April Fool’s Pranks)’으로 드러났다.


러시아의 영자지인 모스크바 타임스는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전용차 대결’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전용차 ‘질 리무진(별명 하마)’이 방탄 능력이나 내부 시설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전용차 ‘캐딜락 원(별명 야수)’을 압도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메드베데프의 전용차 이야기는 국내외에 소개된 적이 없는 데다 이 기사는 재미있는 내용을 상세하게 담고 있어 국내 일부 언론들도 기사화했다.

본지도 인터넷에서 모스크바 타임스 원문을 확인한 후 기사를 게재(사진)했으며, 일부 지역에 배달됐다. 그러나 기사 내용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모스크바에 있는 이 신문의 본사에 수차례 전화해 확인을 시도했다. 그 결과 이 기사를 쓴 기자가 “만우절 기사”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사는 교체됐다. 그러나 일부 국내 통신·신문·인터넷 언론은 관련 기사를 2일에도 그대로 게재했다.

콩코드 운항 재개는 파리 항공우주박물관이 거짓으로 발표한 내용을 AFP통신이 그대로 보도했다가 몇 시간 뒤 만우절 거짓말로 밝혀지자 기사를 취소했다. 가디언은 1일 웹사이트에서 “188년간의 신문 인쇄를 끝내고 미니 블로그인 ‘트위터’로만 뉴스를 전달한다”고 밝혔는데 결국 거짓이었다.

인터넷 블로거들도 만우절 거짓말에 동참했다. 일간지 뉴질랜드 헤럴드의 한 블로그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쟁사인 애플을 매입했다”고 올렸다. 호주의 미디어 블로그 멈브렐라는 “트위터 사용자가 글을 올릴 때마다 영국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는 장난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 유튜브는 1일 동영상을 클릭하면 화면과 글자가 거꾸로 나오는 장난을 쳤다고 미 폭스뉴스가 전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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