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라면등 식품류 가격인상 임박…생필품 가격 인상러시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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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달러 환율폭등이후 걱정했던 생필품 가격 오름세가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현실로 나타나 서민가계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오랜 불황속에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제동작용을 해 '줄줄이 인상' 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료 대부분을 수입해 만드는 커피.라면.과자.식용유등 식품류는 원료 도입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일부 값이 올랐거나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생필품 가격 인상러시가 우려되고 있다.

환차손과 관련, 최근 값을 올린 제품은 커피.참치캔 제품등. 일부는 '신제품' 을 내놓으면서 값을 올려받고 있다.

커피 제조회사인 동서식품은 달러 환율이 오르기 시작하자 커피제품 값을 지난달 9일부터 평균 5% 올렸다.

지난 5월 5%인상한지 5개월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커피 원두 가격상승과 환차손으로 인상이 불가피했다" 고 말하고 있다.

동원산업도 같은 이유로 9월부터 참치캔 제품을 10.3% 올렸다.

농심은 지난달 중순부터 희망소비자가격 4백원인 '장터' 라면을 새로 내놓았다.

그러나 슈퍼업계에서는 "장터라면이 그전의 3백원대 라면과 내용물이나 맛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것같아 사실상 가격을 올린 셈" 이라고 말하고 있다.

회사측도 "업계가 라면가격을 올리기가 어렵자 환차손을 최대한 줄이기위해 고급제품을 서둘러 내놓으려는 분위기" 라고 전했다.

영남지역 유통업계에서는 10월중순부터 "과자.게맛살.설탕등의 가격이 곧 오를 것" 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부산수영구민락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成모 (42) 씨는 "값이 곧 오를 것이라는 제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며 "가게를 찾는 손님도 줄고 있지만 손님들이 사가는 양도 그전보다 적어 최근 2개월사이에 업소마다 매출이 30%이상 줄어들고 있다" 며 울상이다.

반면 대리점 체제로 제품을 공급하는 세제.치약.칫솔같은 가정용 잡화 제조업체들은 소비자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그동안 대리점에 주던 혜택을 없애거나 줄이자 대리점들이 소매점 공급가격을 조금씩 올려 받기 시작하면서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 =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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