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비디오]올리브나무 사이로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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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올리브나무 사이로 (드라마.103분.94년.개봉작.우일영상)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 버린 '스타' 감독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 영화는 그의 이른바 '지그재그 3부작' 의 세번째 작품.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89년) ,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92년) 와 함께 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던 이란의 코케지방을 배경으로 삶에 대한 희망과 긍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속 시간과 실제 현실의 시간이 거의 같을 정도로 롱테이크를 많이 구사하는 그의 영화 스타일은 영화란 곧 삶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구현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영화엔 관객의 감정을 제어하는 음악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영화란 환상과 꿈이라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네오리얼리즘의 전통에 닿아 있는 한편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자의식을 영화 속에 담는다는 점에서는 고다르식의 영화적 실험정신에까지 미치고 있다.

□언지프 (다큐멘터리.70분.95년.개봉작.스타맥스)

'낮은 목소리' 를 제외한다면 다큐멘터리로는 처음으로 일반 극장에서 개봉되었던 작품이다.

미국의 인기있는 패션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가 94년 봄 컬렉션에서 크게 실패한 뒤 같은 해 가을 컬렉션에서 재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안간 힘을 쏟는 과정을 슈퍼8㎜, 16㎜, 35㎜등 세대의 카메라로 잡아냈다.

감독을 맡은 더글라스 키브는 패션 사진작가 출신으로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가 가을 컬렉션의 주제를 로버트 플레허티감독의 다큐멘터리 '북극의 나누크' 로부터 힌트를 얻는다는 에피소드가 재미있다.

나오미 캠벨.신디 크로포드.린다 에반제리스타등 일류 모델들이 무대 뒤에서 펼치는 분방한 모습들과 갈등도 잘 포착되어 있다.

'찬란한 영광 뒤에 숨은 고뇌' 라는 진부한 주제를 전혀 상투적이지 않고 설득력있게 그리고 있는게 장점이다.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탔다.

□표류일기 (가족

어드벤처.95분.97년.개봉작.우일영상)

'국내 최초의 어드벤처 무비' 로 선전되는 영화. 올해 열린 서울 국제가족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과 특별감독상을 탔다.

감독을 맡은 원성진씨는 '48+1' 로 춘사예술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로빈슨 크루소' 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낯선 환경 속에 고립된 어린이가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를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 기법까지 빌려왔다고.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에서 추천한 작품인 만큼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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