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필’ 팍팍 … 동급 최대 크기에 인테리어도 ‘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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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는 2.0L 디젤이 제격이다. 준중형 경쟁차인 아반떼·포르테·SM3와 비교했을 때 차체가 너무 크다. 동급 최대 크기로 준중형보다는 중형차에 가깝다. 중량도 경쟁차보다 100㎏ 정도 무거워 1.6L 가솔린은 출력이 버거웠다. 이런 단점을 2.0L 디젤은 깔끔하게 해결했다. 최고 150마력의 출력과 32.6kg·m의 토크를 낸다.

외관 디자인은 기존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 느낌이 난다. 옆면에서 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보닛에서 앞바퀴까지 흐르는 윤곽이 뚜렷한 선들은 그동안 국산차에서 보기 어려웠던 디자인이다.

후면은 날렵한 느낌을 주기 위해 트렁크 선을 바싹 올렸다. 또 볼보의 C30처럼 좌우 기둥(C필라)을 점점 좁아지게 해 실내공간보다는 외관 디자인에 더 치중했다.

이 차를 디자인한 김태완 GM대우 디자인 총괄부사장은 “들어갈 부분은 쏙 들어가고 나올 부분은 확실히 나온 게 디자인의 특징”이라며 “동양의 음과 양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돋보이게 좋아진 점은 실내 인테리어다. 그동안 GM대우의 신차는 그럴듯한 외관에 비해 인테리어 재질과 마무리가 형편없어 소비자를 실망시키곤 했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적어도 현대·기아차의 마무리 수준까지 근접했다.

시트와 같은 재질을 사용한 섬유소재의 계기판 부근 대시보드는 새로운 시도다. 블루부터 오렌지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실린더 타입의 컬러 계기판은 여느 유럽의 수입차 못지않게 고급스럽다. 크롬으로 도금된 큼지막한 기어 손잡이 역시 어설펐던 기존 형태를 탈피했다.

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음이 살짝 들려온다. 가속페달을 밟자 넘치는 토크에 차체가 쏜살같이 달려 나간다. 시속 160㎞까지 밀어붙여도 조금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 딱딱한 서스펜션과 차체의 조화가 잘 어울려 핸들링은 국산차를 넘어 수입차 수준에 근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9.2초에 달릴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208㎞에 달한다. 연비는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15㎞/L로 좋은 편이다.

정숙성은 동급 국산 디젤 승용차 가운데 최상급이다. 기존 차량과 확연히 달라진 정숙한 실내를 느낄 수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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