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더 못버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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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좀처럼 소비가 회복되지 않자 간판을 내리는 의류 브랜드가 속출하고 있다. 업체들이 매출이 부진한 브랜드 간판을 아예 내리거나 다른 브랜드로 통폐합하는 등 강도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 여름 시즌을 끝으로 간판을 내리는 브랜드가 1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여성복 브랜드 '로질리'는 올 여름 시즌을 끝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고, 남성캐주얼 브랜드 '프라이언'도 올 가을부터 생산을 중단한다. 제일모직은 또 매출이 부진한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를 정리하는 대신 9월에 새로운 스포츠 브랜드 'SS311'을 내놓기로 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실적이 양호한 브랜드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부진한 브랜드는 없애는 등 '브랜드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콰이어도 올 여름 이후 신사복 브랜드 '소르젠떼'의 사업을 중단하기로 하고, 2006년쯤 남성용 캐주얼 브랜드를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캠브리지는 캐주얼 브랜드 '켄컬렉션'의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된 것을 계기로 이 사업을 아예 중단하기로 했으며, 남성복 브랜드 '에딘버러'도 정리한다.

세계물산은 미국 브랜드 '페리엘리스'의 여성복 부문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숙녀복 업체 데코도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한 브랜드 '데얼스'의 생산을 중단하는 한편 다른 브랜드들도 가격 조정, 제품 컨셉트 변경 등 구조조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 여성복과 캐주얼 의류 부문에서 '페이퍼백' '쏘베이직''조앤루이스''쉐비뇽' 등의 브랜드들이 이미 사업을 중단했거나 고별 세일 행사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업체들이 신규 브랜드 출시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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