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삐딱이로의 초대-패러독스 사회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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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로의 초대-패러독스 사회학
미야모토 코우지 외 지음, 양인실 옮김
모멘토,336쪽,1만4000원

“우리가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사회학자의 길을 선택한 것은 사회학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재미가 없다면 사회학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기존의 사회학 입문서는 재미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들었을까? 사회학자 자신이 사회학의 재미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역설적’설명이 뒤따른다.

실제로 저자들은 수많은 사회학 이론을 관통하는 재미가 ‘역설적 발상’에 있다고 단언한다.

사회학의 가장 중심적 전제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며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할 때 사회학자는 “식욕과 성욕조차도 각 사회에서 규정된 일정한 패턴 일 뿐”이라고 말하는 ‘삐딱이’다.

사회학의 세계는 끊임없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하는 역설적인 세계다. 흔히 말하는 상식은 뒤집어야 할 편견과 선입견이다. ‘전쟁은 나쁘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학살은 멈추지 않는다.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는 앳된 미군 여성도,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아랍 무장세력도 사회학에서는 설명 가능한 대상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쉽게 남을 따라가며,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에 대한 과도한 동조도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일상적으로 관찰되는 사회적 현상이다.

현대 사회에서 결혼하지 않고 연애만 하는 남녀가 증가하는 것도 ‘역설적 발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중매결혼에 대한 반발로 연애결혼이 증가했지만 결국 결혼이 연애를 종식시키는 역설적 상황이 학습을 통해 체험됐기 때문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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