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대통령제 대결로 대선구도 재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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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헌문제가 대선정국의 전면에 떠올랐다.

주요 후보들은 이번 주를 고비로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정권을 교체하자는 세력과 대통령제를 고수하고 3金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세력으로 양분될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는 지금까지의 대결구도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 같다.

특히 이회창 (李會昌).조순 (趙淳).이인제 (李仁濟) 후보등 DJP연합에 대항하는 후보진영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관심은 과연 헌정체제 논란이 후보간 전선 (戰線) 의 단순화까지 유발할 것인가 하는 점. 다시말해 DJP연합에 대한 거부감이 나머지 세 후보간 호헌 연대로까지 발전할지 여부다.

당장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조순후보다.

지지율 10%이하인 趙후보는 김종필 (金鍾泌) 후보의 중도하차로 독자적인 존립이 어려워졌다.

趙후보는 그동안 이회창후보의 '대안' , 즉 여권의 후보교체를 노렸으나 그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결국 趙후보는 일정한 시점에서 '결심' 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오는 26일 선관위 후보등록 이전에는 대선 구도가 4자 대결구도에서 최소한 3자 대결구도로 좁혀질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문제는 趙후보의 선택이다.

趙후보가 속해 있는 민주당과 소속의원의 다수는 이인제후보쪽에 마음이 끌리고 있으나 趙후보 자신은 이회창후보에게 동질감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대선구도에 보다 큰 영향을 줄 변수는 이회창후보와 이인제후보간의 연대성사 여부다.

이같은 연대가 성사되면 대결구도는 양자대결로 단순화한다.

이때는 예측불허의 혼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어 보인다.

이회창후보의 이인제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크고 지지율 2위의 이인제후보가 양보할 조짐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또다른 변수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향배. 金대통령은 11월 중순이후 적절한 시점에서 신한국당을 탈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金대통령이 대통령중심제 고수 후보를 지원하느냐, DJP연합의 내각제를 묵인하느냐도 함께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는 제기되고 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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