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 은퇴하는 피노체트 칠레 최고실력자…막후영향력 여전히 막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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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칠레의 최고 실력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81)가 드디어 군 (軍) 을 떠난다.

그의 은퇴는 칠레정부가 지난달 30일 군총사령관인 피노체트의 후임에 미국등에서 풍부한 외교경험을 쌓은 리카르도 이주리에타 (53) 장군을 임명함으로써 이뤄졌다.

퇴임일은 내년 3월10일이며 군최고위직에 오른지 25년만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퇴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퇴임후 종신직 상원의원으로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73년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뒤 74년 대통령이자 군최고사령관에 오른 그는 민정이양이란 국민 열망에 굴복, 90년 군정 16년만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군을 장악, 막후 실권을 휘둘러 왔다.

이번 군최고사령관 후임 선정도 그의 의중이 실린 것이었다.

그가 5명의 후보를 정부에 제출, 그중 한명을 선택케 한 것. 게다가 내년 상원의원 취임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칠레헌법에 상원의원은 직선.임명직.종신직등 세 종류인데 피노체트는 선거를 치를 필요없이 6년 재임한 전직 대통령에게 부여되는 종신직에 취임하게 된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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