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합의문' 처리 국민회의·자민련 양당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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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2월 대선에서 연대할 것을 합의한다. "

31일 오후5시 국회 귀빈식당. 국민회의 한광옥 부총재와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는 대선후보 단일화 합의문을 떨리는 목소리로 읽어내려갔다.

지난해 11월 국민회의 김대중 (金大中) 총재와 자민련 金부총재간 목동밀담 이래 1년만에, 그리고 지난 6월 양당 협상기구가 본격 출범한 이래 4개월만에 양당의 연대문제는 이렇게 매듭됐다.

…합의문을 확정하기 위해 이날 열린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대통령후보단일화 협상기구 소위와 전체회의는 일사천리였다.

오전 소위는 40분만에 끝났고 오후에 열린 전체회의도 12개 항에 걸친 합의문을 확정하는데 3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협상대표인 韓.金 두 부총재는 물론이고 지난달 27일 밤 양당총재간 만남에서 이미 합의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합의문은 확정됐지만 이날 양당의 표정은 다소 엇갈렸다.

국민회의측 인사들은 환한 표정이었다.

협상위원인 김인곤 (金仁坤) 의원은 "역사적인 순간인 만큼 기념사진을 찍자" 고 말했다.

반면 자민련측 인사들은 당내 반발등을 의식한 듯 상대적으로 표정이 어두웠다.

오전에 열린 양당 협상기구 소위에서 정상천 (鄭相千) 의원등은 박수를 쳐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구를 거절하다 마지못해 응했다.

그러나 양당 협상위원들은 하나같이 "양당 연대는 정권교체를 위한 대결단" 임을 강조했다.

합의문 서명을 앞두고 양당은 각각 당내 추인을 받느라 분주했다.

국민회의는 오전과 오후 각각 자체 협상기구 소위와 전체회의등을 열어 합의문안을 최종 점검했다.

협상위원들은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지만 일부 위원들만이 "자민련측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불만이 있는 만큼 당내 설득작업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고 한다.

국민회의 정대철 (鄭大哲) 부총재는 "미리 내각제하의 총리를 정한 것은 당원들과 국민들의 선택을 부정하는 것" 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도 "소신은 소신이고 DJP연합에는 협력하겠다" 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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