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김선일씨 부모, 노대통령 조화 집어던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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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랍에 대한 각종 의혹이 알려지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김선일씨 유족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김씨 부모는 정부가 김씨 납치 사실을 알고도 20일 가까이 숨겼다는 등 의혹이 불거진데다 아들 김씨의 주검을 발견했을 당시 몸에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었다는 사실을 24일 오후 뒤늦게 알고 빈소에 놓여있던 노 대통령의 조화를 집어던지는 등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의 어머니 신영자(59)씨는 "우리 아들 몸에 폭탄을 달아놨다는 것도 알려주지 않은 장관이 뭐하러 찾아 오노"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내 앞에 데리고 오라"고 소리 질렀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던 김씨의 아버지 종규(69)씨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외교통상부는 그저께까지 우리 아들이 곧 석방될 것이라는 말만 하다, 죽고 나니까 지금까지 단 한번 전화도 없다"며 "우리 아들 시신이 돌아오면 그 사람들 눈앞에 끌고 다니며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의료원에는 외교통상부 직원은 한명도 없이 부산시 공무원들이 나와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빈소를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통해 ▶김씨의 납치에서 피살까지의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 ▶김씨 주검의 송환 계획 설명 ▶죽음을 앞둔 김씨가 마지막으로 자기 심정을 밝힌 내용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 확보 등 3개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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