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김종필총재·박태준의원' 연합의 박태준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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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태준 (朴泰俊) 의원이 DJP 동참을 공식 천명함에 따라 이른바 'DJT' 연합이 야권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종필총재는 朴의원이 이번주중 자민련에 입당하면 총재직도 넘겨줄 방침이다.

그렇게 되면 김대중 (金大中).김종필 (金鍾泌) 두 사람은 대선후 모두 정당 총재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중총재는 지난 5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당 총재직을 내놓겠다" 고 밝힌바 있다.

당장의 관심은 3인이 대선가도에서 역할분담을 어떻게 하느냐는 점이다.

김대중총재가 단일후보, 김종필총재가 공동선거대책위 의장을 맡는다는데까지는 합의된 상태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김종필총재와 朴의원이 공동의장을 맡는 투톱시스템을 희망하고 있다.

영남권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서다.

김종필총재도 朴의원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朴의원을 입당시켜 총재직까지 넘겨준다는 발상은 16대 총선에서의 세 (勢) 확산까지 고려한 포석이다.

그러나 金총재 직계에서는 朴의원을 '김종필의장' 밑의 지역별 선대위원장중 한명으로 국한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동격 (同格) 일 수 없다는 것이다.

양당간 합의문도 '후보를 양보한 측이 선대위의장을 맡는다' 고 작성돼 있다.

이런 의견차는 국민회의가 김대중총재를 정점으로 한 3인 정립 (鼎立) 형태를 원하고 자민련 주류는 김대중 - 김종필 양인 구도를 희망하는데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朴의원 입당후 자민련내 TK세력까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일이 상당히 꼬일 수도 있다.

양당 총재의 직계가 맡을 선거대책본부장 (2인) 자리를 놓고도 각당의 실세 (實勢) 부총재, 주요 당직자들이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다툼을 벌여 교통정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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