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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질병'아니다… 미국 65세이상 89%가 건강한 삶 누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질병에 시달림없이 노년의 느긋함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행복한 노년' 이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저명한 노화학자이며 미국 마운트사이나이의대 학장인 존 로우이교수는 '노인 = 질병' 은 잘못된 등식이며 이미 인류는 오래 살면 살수록 행복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예증을 들고 나왔다.

로우이교수는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 에서 "미국의 경우 의학적으로 노인에 해당하는 65세이상 인구의 89%가 몸과 정신이 자유로운 장애없는 삶을 누리고 있다" 고 지적하고 85세이상 초고령인구도 40%나 생물학적 기능수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노인성치매와 뇌졸중.폐기종과 같은 만성질환의 발생율 증가폭도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으며 간호사의 도움을 받는 노인들의 비율도 82년 6.3%에서 현재 5.2%로 떨어졌다는 것. 이처럼 노인들의 건강이 향상되고 있는 것은 의학의 발달과 본인들의 건강에 대한 투자에 힘입은 것.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것은 각종 호르몬 대체요법. 특히 폐경여성들의 여성호르몬요법은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예방등 노령여성의 평균수명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여성호르몬의 예에서 보듯 남성호르몬 전 (前) 단계물질인 DHEA나 성장호르몬등 나이들어 분비가 감소하는 다른 호르몬도 외부에서 따로 보충해줄 경우 노화방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이 잡지는 보고 있다.

부를 축적한 노인들이 자신들의 건강과 회춘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는 것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

1900년 당시 47세에 불과했던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현재 76세로 대폭 향상됐다.

이제 평균수명 8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고 늙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 것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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