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돌이킬 수 없는 반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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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면

'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

<준결승1국> ○·저우루이양 5단 ●·쿵제 7단

제11보(154~177)=비씨카드배에서 아마추어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이지현이 결국 탈락했다. 64강전에서 중국랭킹 11위의 스위에 4단을 격파했으나 32강전에서 중국 5위인 박문요에게 졌다. 박문요는 도요타덴소배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던 인물. 이로써 본선 64강에 올랐던 아마추어 5명은 모두 탈락했다. 한국기원은 아마추어가 8강이나 4강까지 오르면 프로 면장을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했는데 당분간은 필요없게 됐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비씨카드배는 모두에게 문을 열었고, 재미있었다. 결승은 아직 까마득한데도 화제 만발이었다. 새로운 기전 시스템의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이 판을 두고 박영훈 9단은 “쿵제가 반집 승을 일찌감치 내다본 것 같다. 변화를 일절 회피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155로는 ‘참고도’처럼 흑1로 한번 따내고 싶은 곳. 그러나 백이 2로 반발하면 골치가 아파질 수도 있어 고분고분 참고 있다. 이런 자세는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나오기 힘들다는 것(166 자리는 결국 백의 손에 넘어갔다).

또 하나, A 자리는 흑이 언제든지 선수할 수 있었는데 쿵제는 그냥 내버려두었고 이 자리 역시 백에 넘어간다. 비록 반집이지만 일찌감치 결정된 반집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반집이었다는 증거다. 177수 이하는 줄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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