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김종필총재 후보단일화' 이젠 정책연합 조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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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DJP단일화' 가 거의 완성될 시점이었던 지난 4일 여권 핵심은 양측의 연합전선에 '비자금 폭로' 라는 '핵폭탄' 을 투하했다.

그러나 'DJP연합전선' 은 3주간의 내부갈등을 극복하면서 보다 공고한 연합군으로 발전하게 됐다.

대선정국의 전선 (戰線) 이 'DJP연합군' 대 '반DJP세력들' 로 명확히 형성된 셈이다.

27일 김종필 (金鍾泌) 총재에게 합의문 초안을 보고한 자민련 김용환 (金龍煥) 부총재는 "총재께서 비로소 김대중 (金大中) 총재와 '목표와 뜻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는 뜻을 밝혔다" 고 말했다.

단일화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소위 '신뢰문제' 가 해소됐다는 의미다.

이제 협상의 남은 과제는 공동집권후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발의해 추진할' 내각제개헌의 최종완료 시점이다.

2000년 1월15일을 국민회의가 주장하고 있지만 "2000년대를 내각제로 맞이해야 한다" 는 자민련의 요구에 따라 99년말로 정리될 가능성이 많다.

합의문에 공개적으로 넣을 것과 '이면 (裏面) 계약' 으로 남겨둘 것을 가리는 일도 남아 있다.

"대선후보는 김대중총재가 하되 공동정부의 첫 국무총리는 김종필총재가 맡는다" 는 합의는 아무래도 '정치적 약속' 정도로 공개합의문에선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협상일정' 도 DJP단일화에 국민적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면밀히 조율중이다.

일단 양당의 '단일화협상 수권기구' 의 합동회의가 29일이나 30일 있을 것같다.

여기서 한광옥 (韓光玉) 국민회의 부총재와 김용환 자민련부총재를 비롯한 양당대표들이 '단일화 합의문' 서명식을 하게 된다.

두金총재의 회동은 양당의 당무위원과 소속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축제 분위기' 로 치른다는 원칙적인 합의도 보았다.

특히 이탈세력이 우려되는 자민련으로선 金총재의 '강한 드라이브' 가 예상된다.

떠날 사람은 붙잡지 않고 당조직을 재정비해 외부인사의 영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두金총재의 회동날짜는 김종필총재가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과 청와대 면담을 하고 (3일) ,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의 국민신당 창당일 (4일) 을 넘긴 5일이 유력하다.

후보 단일화에 맞춰 양당간 주요정책의 조율도 시급하다.

어차피 공동정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국민회의의 진보적인 정책과 자민련의 보수적인 정책이 부닥칠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말까지 양당 정책공조협의회를 가동시키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단일화협상이 마무리되면 양당은 TK (대구.경북) 정치세력과 통추 (국민통합추진회의) 등 영향력있는 주변세력 흡수에 바로 나서게 된다.

박태준 (朴泰俊.무소속) 의원은 그때부터 활동반경을 본격적으로 넓혀갈 것이다.

'DJP연합군' 의 '여권 역 (逆) 포위공략' 이 주목된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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