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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링 외국실정…“즐거우면 됐지” 미·일선 선풍적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프로레슬링단체는 미국의 WWF다.

'링위의 레이건' 헐크 호건과 '아무생각 없는 가수' 신디 로퍼 등이 합작해 만든 것이다.

이 단체는 80년대 중반 갑자기 인기를 얻으면서 현대판 영웅신화로 자리를 잡았다.

당시 '힘의 미국' 이라는 슬로건에 잘 부합했다는 점이 성공비결. '애국자' 팀이 아랍의 테러리스트, 경제침략자 일본인등 '반미국파' 에 맞선다는 시나리오에 따라 흑백대결이 진행됐다.

만화주인공 같은 복장을 하고서 링위를 누볐다.

미국인들은 거기에서 탄생하는 허황된 영웅에 열광했다.

90년대 들어 '신냉전' 구도가 시들해지자 악마.괴물이 선을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언더테이커' .애초 그는 말없는 악역을 맡았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슬픈 표정의 이 거인에게 '쿨 (멋진데)!' 을 연발했다.

결국 그는 '좋은 역' 으로 돌아섰다.

상업성과 선악구도로 만든 '거짓말 같은 현실' - .그래서 프로레슬링은 스포츠라기 보다는 오락에 가깝다.

팬들은 '아무려면 어때, 즐거우면 그만이지' 식의 반응을 보인다.

일본의 한 TV가 매주 프라임타임에 프로레슬링 중계방송을 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그런데 프로레슬링은 왜 '잘 나가는' 나라에서 인기를 끄는 걸까. 야만성에 대한 그리움 또는 거짓을 진짜로 믿는 마음의 여유?

그래 현대문명속 비상구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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