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 2중플레이설' 3자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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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대통령이 이회창 신한국당총재가 아니라 사실상 이인제 전경기지사를 지원했다" 는 의혹을 李총재측이 제기한데 대해 24일 당내 주류와 비주류, 李전지사측은 1백80도 다른 반응을 보였다.

李총재 지원군의 총사령관격인 김윤환 (金潤煥) 선대위원장은 의혹설에 동의하면서 金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金대통령은 총재로 있을 때도 李총재를 진정으로 돕지는 않았다" 며 "金대통령은 李전지사의 출마를 막지 못한 것을 넘어 그를 출마시킨 것" 이라고 비판했다.

金위원장은 "92년 내가 당의 화합을 위해 노태우 (盧泰愚) 대통령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박태준 (朴泰俊) 최고위원의 경선출마를 막아야 한다고 건의하자 盧대통령은 갖은 노력끝에 이를 해냈다" 며 "金대통령도 마음만 있었다면 李전지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李총재 경선대책위의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양정규 (梁正圭) 의원은 "金대통령이 李전지사를 밀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얘기" 라며 "후보교체론자들을 포함해 비주류가 계속 李총재를 흔든 것도 金대통령의 태도가 모호했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의혹설의 한 당사자가 된 李전지사는 아침에 보도를 보고 "한마디로 황당하다" 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는 더욱 강하게 반박했는데 "金대통령이 나를 지원했다면 내가 지금 이렇게 (동조의원도 없이) 혼자 서있겠느냐" 며 "李총재측의 주장은 논평의 가치도 없다" 고 잘라 말했다.

국민신당 (가칭) 의 황소웅 (黃昭雄) 대변인은 "한마디로 근거없는 음해이자 모함" 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는 金대통령과 李총재를 차별화하면서 자신들의 정치공세를 미화하려는 것" 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金대통령이 그들 말대로 李전지사를 밀었다면 당의 자중지란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비주류인 서석재 (徐錫宰).서청원 (徐淸源) 의원측은 "李총재측이 사실상 이인제죽이기에 나선 것" 이라고 단언했다.

그들은 "YS음모론에 싸움의 초점을 맞춰서 李전지사를 주저앉혀 DJ와 李총재의 양자구도를 만들기 위한 또다른 음모" 라고 맞받아쳤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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