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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SBS '뉴욕스토리' 준우역 탤런트 김태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처음 만나도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다시 만나도 처음 본 듯한 얼굴. 탤런트 김태우 (26) 는 그렇게 부담없이 새로운 얼굴을 지녔다.

KBS드라마 '첫사랑' 을 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최수종.이승연.배용준의 심각한 인생 틈에서 허술한 듯 마냥 사람좋은 얼굴을 내밀던 사법고시준비생. 한석규.전도연 주연의 영화 '접속' 을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라면 한층 뚜렷이 기억한다.

허우대좋고, 매너좋고, 적당한 장난기에다 전도연 편에 선 관객들의 야유를 자아낼만한 비겁함 역시 갖춘, 친구의 남자친구. 요즘 대학생이나 신입사원이 흔히 지닐 법한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역할이었던 탓에 그의 연기는 흡사 연기가 아닐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첫 영화연기를 흡족하게 못해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는 그의 표정에는 드라마나 영화 바깥의 현실을 사는 사람들만이 지을 수 있는 진지함이 실려있다.

'접속' 에서 본래 그에게 맡겨질 뻔한 것은 대인공포증을 이기려 지하철안에서 버벅거리며 말하기 연습을 하는 단역. 그런데 첫눈에 그를 마음에 들어한 감독이 연기를 보기도 전에, 역할을 바꿨단다.

행운의 연속인지, 그 반대인지 첫날 촬영장면은 전도연과의 한밤중 키스장면. 초조한 가운데도 담배를 참아가며 차례를 기다리는데, 이것저것 빡빡한 스케줄에 지친 상대는 틈만 나면 옆자리에서 깜박잠을 자더란다.

“도연아, 이 다음에 방송나가면 너 키스신 찍는 사이 잠만 잤다고 얘기할 거다” 하면서 돌아보는 순간 역시, 상대는 자고 있더라나. 어쨌거나 계속되는 그의 연기운. 오는 25일 첫방송하는 SBS시트콤 '뉴욕스토리' 에서 김희선.임창정.추상미.정찬 등과 함께 재미교포.유학생 젊은이들의 삶을 그려내게 된다.

촬영때문에 두달에 한번꼴로 뉴욕가게 됐다고 좋아하는 걸 보면 염불만큼이나 잿밥생각도 간절한 모양이다.

중대 연극과를 마치고 연극유학길로 꿈꾸던 뉴욕행이, 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성사된 것이니까. 표현주의 연극을 고민하던 그의 인생에 급선회를 가져온 건 작년도 KBS수퍼탤런트대회. 입상은 못했지만 공채탤런트로 뽑혀 두달간 연수에서 '1등 먹었다' 고, 그 덕에 '전설의 고향' 에 주연으로 데뷔했다고 자랑하는 모습 역시 김태우답다.

'뉴욕스토리' 에서 맡은 비디오 저널리스트 '준오' 를 통해서도 역시나, 보는 사람이 쉽게 공감하는 연기를 보여줄 거란다.

글 = 이후남·사진 =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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