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메이저리그 선수만 22명 … 투타 모두 막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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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의 준결승 상대가 중남미 강호 베네수엘라로 결정됐다.

한국은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베네수엘라와 결승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준결승전 선발로 윤석민(KIA)을 예고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함된 베네수엘라의 장타력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베네수엘라와 대결하는 것은 처음이다. 2002년과 2007년 아마 선수들이 참가한 대륙간컵과 월드컵에서 각각 9-2, 4-0으로 이겼다. 앞서 20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1조 순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일본에 2-6으로 져 조 2위가 됐다.

◆6승 1패의 베네수엘라=베네수엘라는 1, 2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 미국을 연파하는 등 이번 2회 WBC에서 6승1패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28명의 선수 중 메이저리거가 22명으로 참가 팀 중 투타가 가장 안정됐다는 평가다. 팀 타율 0.309, 홈런 12개로 준결승에 오른 4개 팀 중 타격은 단연 1위다. 3~6번 중심타선은 보비 어브레이유(LA 에인절스)와 미겔 카브레라, 카를로스 기옌, 매글리오 오도녜스 등 디트로이트 3총사가 책임진다. 카브레라와 기옌은 이번 대회 나란히 2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테이블 세터인 그레고르 블랑코(애틀랜타·타율 0.400)와 엔디 차베스(시애틀·타율 0.368)는 빠른 발의 좌타자들로서 상대하기가 까다롭다.

마운드 높이도 상당하다.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카를로스 실바(이상 시애틀), 엔리케 곤살레스(보스턴) 등 선발진 모두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뒷문은 더욱 단단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세이브(62개)를 기록한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뉴욕 메츠)는 이번 대회에서도 5경기에 출장해 5와3분의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으로 3세이브를 따냈다.

◆한국의 깜짝 선발은 윤석민=김인식 감독은 준결승 선발로 예상했던 좌완 류현진(한화) 대신 우완 윤석민 카드를 빼 들었다. 김 감독은 20일 “류현진은 경기 운영 능력이 더 필요하다.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16일 멕시코전에서 2와3분의2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고, 베네수엘라 중심 타선에 우타자가 많은 점도 고려됐다. 윤석민은 이번 WBC 세 경기에서 9와3분의2이닝을 던졌는데 무실점이다. 특히 낮은 제구력을 지녀 큰 스윙으로 일관하는 베네수엘라 타선을 상대하기에 제격이라는 분석이다. 윤석민 뒤에는 정현욱-정대현-임창용 등 철벽 계투진을 다 쏟아붓는다. 류현진과 김광현도 불펜 대기다. 베네수엘라 선발은 에르난데스 또는 실바가 예상된다.

◆조 2위에 따른 득실은=한국은 2라운드 조 1위에 주어지는 상금 40만 달러(약 5억6000만원)를 놓쳤지만 경기 일정에서는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냈다. 22일 준결승에서 승리하면 23일 하루 휴식을 갖고 24일 결승전에 대비할 수 있다. 2라운드까지 격전을 치른 불펜진에 하루 휴식은 큰 힘이 된다. 18일 일본전에 선발로 나섰던 봉중근(LG)은 나흘 휴식이 필요해 결승전에서야 등판이 가능하다.

샌디에이고=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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