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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총재 비자금 수사팀 어떻게 구성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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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자금 의혹사건이 20일 대검 중앙수사부 김인호 2과장에게 배당됨에 따라 수사진의 면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김태정 검찰총장 - 박순용 중수부장 - 박주선 수사기획관 - 김인호 2과장으로 이어지는 이번 사건의 지휘라인은 한국 특수수사의 법통을 잇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한 수사통들로 이뤄져 있다.

우선 김검찰총장은 중수부 과장과 서울지검 특수부장 시절 명성사건.영동개발사건등을 지휘했으며 문민정부 초기인 93년에도 대검 중수부장으로 동화은행비리.율곡사업비리.군인사비리등 굵직굵직한 대형비리 수사를 주도한 검찰내 대표적인 특수수사통이다.

이때문에 김검찰총장이 수사 전문가이므로 보고만 받지 않고 수사속도와 방향을 직.간접적으로 지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다.

박중수부장은 공안.특수를 두루 거쳤고 합리적 성격을 갖춘데다 검찰국장을 지내면서 정치적 감각을 겸비해 민감한 성격을 지닌 이번 수사의 사령탑으로 적임이라는 평가다.

박수사기획관도 중수부 과장과 서울지검 특수부장을 거친 수사전문가이며 김검찰총장의 광주고 후배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검찰수뇌부와 수사팀간의 의견조율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임검사인 김과장도 대형비리사건에 여러차례 참여한 베테랑으로 8년동안 유.무죄 공방을 벌인 '우지 (牛脂) 라면' 사건의 주임검사였고 수사에 매우 적극적인 '일벌레' 로 통하고 있다.

한편 수사진의 출신지역이 영호남으로 안배돼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박중수부장과 김과장은 각각 경북고와 경남고를 나온 영남출신이지만 김검찰총장과 수사를 총괄.기획하는 박수사기획관은 똑같이 광주고를 나온 호남인맥이다.

이밖에 수사 참여가 불가피한 이훈규1과장은 충남, 이한성3과장은 TK출신이어서 지역별로 절묘하게 안배돼 있다.

이러한 지역 안배는 여야 어느쪽에서도 출신지역을 들어 수사팀에 대해 시비를 걸 수 없다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현 수사진의 이러한 강점을 살리기 위해 사건을 2과에만 맡기지 않고 상황진전에 따라 중수부 전체를 모두 투입할 방침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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