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만화 '짱' 폭발적 인기…폭주족·이성문제등 청소년의 고민도 다룰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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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요즘 만화방에선 '짱이 짱' 입니다.

다시 말해 '짱' 이라는 만화가 가장 인기라는 얘기죠. '짱' 이란 은어는 '최고' 또는 '가장 좋은 것' 이란 의미입니다.

'싸움을 가장 잘하는 아이' '교내 폭력조직의 리더' 등의 뜻으로도 쓰이죠. 이 만화는 지난해 2월부터 '소년 챔프' 라는 잡지에 연재중입니다.

중고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고 있죠. 정의감에 불타는 현상태라는 고교생이 교내외의 폭력세력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우정.사랑.가족애 등도 재밌게 얽혀 있습니다. '짱' 이 워낙 뜨다보니 너도나도 짱짱거리는군요. '럭키 짱' '유도왕 짱' '챔프 짱' 등. 그러다 보니 이름도 모를 일본만화가 '슈퍼 짱'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번역돼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만화를 보다 보니 몇가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우선 학교가 유흥가 뒷골목입니까, 만날 싸움만 벌이게요. 또 정의를 위한 것이라지만 주먹으로 당한 건 꼭 주먹으로 갚아야 합니까. 혹시 이 만화, 일본의 학원만화를 모방한 건 아닌지요. 결국 '짱' 을 본 아이들은 폭력에 중독되는 게 아닐까요. 이런 궁금점과 불만을 '짱' 의 작가 임재원 (27) 씨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임씨의 말인 즉슨 - “입시에 찌든 아이들에게 탈출구를 주고 싶다.

또 교내외 폭력은 현실 아닌가.

여기에 시달려온 아이들은 주인공이 깡패들을 해치우는 장면에서 쾌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일본만화를 베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참고만 하는 정도다.”

마지막 대목에서 그는 좀 흥분했습니다.

“학교폭력이 만화 때문이라구?

만약 그게 진실이라면 매회 공부하는 장면만 그릴 용의도 있다.

하지만 만화는 허구일 뿐이다.”

그랬군요. 그래도 한가지 물음만은 여전히 남습니다.

만화책을 덮고난 아이들은 더 답답하게 느끼지 않을까요. 현실은 조금도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니까요. 그래도 힘이 나는군요. 우리 만화 '짱' 이 일본만화를 물리치는 작은 씨알이 될 수 있으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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