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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81살 ‘신인’ 여성감독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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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영화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천만에. 카메라를 드는 노익장들이 늘고 있다. 아니 영화가 청년문화를 넘어 노년문화의 중심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찍는’ 노년의 탄생이다.

다음달 9일 개막하는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는 81살 신인 여성감독의 영화가 상영된다. 조경자 감독의 ‘꼬마사장님과 키다리 조수’다. 폐품 수집 할머니 이야기. 18분짜리 단편 다큐지만, 고령 여성의 노동과 빈곤의 문제를 고령 여성이 그려 관심을 모은다. 조 할머니는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증손자까지 본 뒤 77살이던 2005년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6㎜ 디지털카메라 촬영법을 배워 영화에 입문했다. 이번이 벌써 3번째 영화. 지난해 제1회 서울노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지난해 신설된 서울노인영화제에 이어 노인영화전용관(서울 허리우드 클래식)까지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운영하는 ‘미디액트’가 최근 마련한 영상활동가 모임에도 65~80세에 이르는 노인 영상꾼 30여명이 참여해 영화계의 ‘노년파워’를 과시했다.

우리못지 않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는 실버세대가 영화산업을 바꾸고 있다. 3대 배급사의 하나인 쇼치쿠는 노년층을 겨냥한 실버영화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도시 외곽에 생기는 대형 멀티플렉스를 찾기 힘든 노년층을 겨냥한 도심속 작은 극장들이 계속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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