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좁은 하승진은 … 미국서 몰던 링컨 내비게이터 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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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22cm, 140kg의 거구를 자랑하는 수퍼루키 하승진(24·KCC·사진)은 덩치만큼이나 차 고르는 방법도 독특하다. 하승진이 차 구입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차의 크기다. 다음으로 안전성과 디자인을 따진다. 일반인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연비나 경제성은 맨 뒤로 밀린다.

하승진은 “국산차를 타려 해도 실내가 너무 좁고 낮아 불편하다”고 말한다. 현재 하승진은 2005년 미국프로농구(NBA) 포틀랜드에서 뛸 때부터 몰고 다니던 링컨컨티넨털 내비게이터를 타고 있다. 내비게이터는 일반인이 보기에 입이 벌어질 정도로 큰 차지만 하승진이 운전석에 앉으면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사실 경제성은 떨어진다. 한번 주유소에 가 기름을 채우면 15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그래도 큰 몸 덕에 울며 겨자먹기로 버텨야 한다.

고교 시절 하승진은 아버지 하동기씨의 갤로퍼를 타고 다녔다. 운전석 옆자리에 앉은 하승진은 의자를 뒤쪽으로 최대한 밀친 뒤 고개를 숙이고 타야 했다. 버스를 타는 데도 지장이 많았다. 지난해 KCC에 입단한 뒤 구단은 그를 위해 버스를 개조했을 정도다. 높이도 올리고, 의자 간 거리도 확 넓혔다. 하승진은 “외제차를 타는 것을 안 좋게 보는 분이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덩치가 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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