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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를 "언니"라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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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로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간호사를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언니''이봐''아가씨''○○○씨''저기요' 등 간호사에 대한 호칭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언니' 혹은 '아가씨'다. 간호대를 나와 국가고시를 봐서 면허를 취득한 전문직 종사자인 간호사를 이렇게까지 불러도 좋은가. 일반 간호사뿐 아니라 숙련된 경력자인 수간호사.간호감독.간호과장까지 다 '언니'로 불린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물론 환자나 보호자가 '언니'라는 말을 쓰는 걸 무조건 탓하려는 건 아니다. '언니'는 상대방을 편하게 여겨 부르는 호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호사가 단순히 의사를 보조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의사와 동등한 협력자 또는 동반자로 대우받으려면 호칭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언니' 대신 '간호사'로 불려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간호사 스스로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면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호민경.간호사 겸 경희대 야간 학사학위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