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김선일 구하기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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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납치된 김선일씨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만 하는게 아니다. 김씨를 구하기 위한 네티즌들의 노력도 눈물겹다.

아랍권 방송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를 구명하기 위한 글을 남기기도 하고 정부에 새로운 김씨 구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하나같이 그를 살려내기 위한 간절한 바람을 싣고 있다.

김씨가 납치된 후 그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처음 공개했던 중동의 알자지라 TV의 영문 사이트는 22일 오전 한국 네티즌들로 인해 트래픽이 폭주, 한때 접속이 안되기도 했다. 한국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알자지라의 김씨 관련 기사에 한국말과 영어 등을 섞어가며 "김선일씨를 살려달라, 그를 죽이지 말라"는 내용의 덧글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네티즌이 김선일씨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기사에 21일 오후 "알 자지라 홈페이지에 가서 김선일 씨를 살려달라는 호소문을 남기자"는 덧글과 함께 해당기사의 url 주소를 남기면서 시작됐다.

특히 22일 알자지라 방송이 웹사이트에서 김씨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씨의 무사귀환을 비는 네티즌들의 이 사이트 방문이 급증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글로벌 폴(golbal poll) 난에 "한국인 인질이 지난 번 미국 인질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싣고, '예' '아니오''잘 모르겠다'는 세가지 답변 중 하나를 택하도록 했다. 22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간) 현재 투표결과는 '아니오'라고 답한 사람이 92%, '예'라고 답한 사람이 6%, '잘 모르겠다'가 2%였다.

국내에서도 네티즌들의 구명열기가 뜨겁다. 특히 납치된 김씨의 친구 김화성씨가 김씨의 메일을 인터넷에 띄우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선일씨의 고등학교 동기이자 오랜 친구"라고 신분을 밝힌 김화성씨는 김씨로부터 지난달 20일경 받은 메일을 공개하고 네티즌들에게 "함께 선일씨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자"고 호소했다. 김씨의 이 메일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전파돼 네티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음은 김화성씨가 공개한 김씨의 메일 전문.

"화성아, 오랜 만이구나. 제수씨 하고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나? 혹시 니 소식을 알 수 있을까 싶어 런던 순복음교회를 검색하니깐 니 이름이 눈에 확 뜨여서 이렇게 멜을 보낸다.

난, 지금 바그다드에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물품 구입하고, 이라크 직원들을 매니지먼트하고, 현장에 물건 딜리버리 하고…. 매일매일 포탄및 총알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지만 이것도 이력이 되어서 그런지 무감각 해지네… ^^

아마 다음달 말쯤이면 휴가를 가게 될 것 같다. 한국에 가기전에 요르단에 들러 사해하고 페트라성을 들른 다음에 런던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런던에서 한국까지 항공편으로 얼마정도 드는지 가장 싸게 가면 얼마정도인지 수고스럽겠지만 알려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상보와 남이에게도 안부를 전해주고…. 니 근황도 좀 전해주라... 짜샤... With regards… Sun"

이 글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납치구출 특수부대를 즉시 현지에 파견하자" "정부는 군대를 파견하되 평화적 목적의 파견이라는 점을 명시해 이를 알자지라 방송에 내보내자"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라크 낙후지역 개발을 공약하고 김씨를 구해내자"는 등 다양한 방안을 올렸다.

김씨의 모교인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교수들도 21일 알자지라방송에 아랍어로 된 구명 호소문을 수차례 보내는 한편,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홈페이지에도 아랍어와 한국어로 된 호소문을 팝업창으로 띄워 제자의 무사귀환을 빌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 활빈단(대표 홍정식)은 김씨 구출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정부측에 촉구하는 한편 부산시민구출운동본부를 결성할 것을 부산시장과 부산동구청장에게 제안했다. 이들은 "네티즌들도 적극 나서 무고한 민간인인 김선일씨를 가족의 품에 돌려 보내달라는 구출호소문 보내기와 함께 가족들의 애태워하는 방영 장면과 이라크축구팀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렬한 응원 등 우호적 장면 등을 현지 유력방송 등 모든 언론채널을 통해 이라크 저항세력에게 전달되도록 적극적인 활동에 다함께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김씨의 출신교 총학생회 및 전국대학의 아랍어과 학생들도 이라크 언론매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인간적 접근의 석방호소운동에 주력할 것을 긴급 제안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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