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선주식시장]與전당대회기점 이회창株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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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선주식시장이 일반 여론조사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내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 가 아니라 "어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으냐" 를 따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선주식시장의 개장 직후부터 각 후보의 주가등락 추이는 일반 여론조사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왔다.

김대중주식이 계속 선두를 유지한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이회창주식이 이인제주식과 처음부터 혼전을 거듭했으며,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한 이회창주가의 상승과 이인제주가의 하락현상, 그리고 김종필주가의 급락현상등은 일반여론조사와 다른 점들이다.

◇ 주가추이 = 주가가 불안했던 지난달 22일 개장 첫날 (정오 개장) 을 제외하면 '김대중주' 는 9월23일부터 5일 오후1시까지 주가 (하루평균치)가 하루도 3백80원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대선시장의 주당 액면가는 1백67원이므로 2배 이상 고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2위 각축전이다. 근소한 차이의 리드를 주고 받으면서 접전을 벌이던 이회창.이인제 두 후보는 지난주말을 고비로 '이회창주' 가 급등하면서 '이인제주' 를 전보다 큰폭으로 따돌리기 시작해 2위권 판도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후보 주가는 지난 25일 이후 한번도 10원 이상 격차가 벌어진 일 없이 이회창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앞서왔다 (9월29일만 이인제 우세). 그러던 것이 지난달 30일 이회창후보가 신한국당 총재에 오른 것을 계기로 '이회창주' 와 '이인제주' 는 각각 완연한 오름세와 내림세로 명암이 엇갈렸고 5일 오후1시 현재 마침내 '이회창주' 가 11일만에 2백50원대를 뚫고 올라가 '이인제주' 를 17원 앞서기 시작했다.

당대표직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당총재직이 이회창후보에게 큰 프리미엄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조순주' 역시 이달 들어 80원대 아래로 처졌고 70원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5일 오후1시 현재 주가수준을 후보별 예상득표율로 환산해 보면 ▶김대중후보 38.4%를 비롯해 ▶이회창 25.9% ▶이인제 24.2% ▶조순 7.1% ▶김종필 2.4%등이다.

◇ 거래량 추이 = 9월22일과 10월5일을 제외한 12일간의 하루평균 주식거래량은 6천7백87주. 개장초반 투자자들이 나름대로 유망종목을 선점하려고 매매를 서두른 바람에 23일 거래량은 무려 2만주를 돌파했고 하루 1만주 이상의 거래폭주현상이 나흘간 지속됐다.

하지만 이상매매열기가 금세 진정되면서 이달 들어 평일 하루 3천주대 거래량을 기록하는 안정국면으로 돌아섰다.

종목별 거래량을 보면 5명 후보 모두 이달 들어 하루평균 5백주 안팎의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후보별로 심한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시세차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모든 종목에 골고루 미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시황분석 도움말씀 = 한경동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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