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화제 된‘FT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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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2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화제가 됐다. 외신 동향 파악을 담당하는 이동관 대변인이 이날 FT에 실린 기사 내용을 보고하면서다.


이 대변인이 대표적으로 발췌 보고한 것은 이 신문 2면에 실린 ‘서울(한국)이 자유무역의 구체적 조치를 추구한다’는 제목의 기사(사진). FT는 이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G20 회원국들이 다음 달 정상회의에서 신(新)관세부과 유예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또 “G20 지도자들이 자유무역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선에서 그치지 말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도 제시하기를 바란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도 소개했다.

이 신문이 기사에 인용한 내용은 다음 달 G20 정상회의 때 출간될 공식 출판물에 이 대통령이 기고한 글의 일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FT가 이 출판물을 미리 입수해 이 대통령의 ‘자유무역관’을 부각하는 기사를 썼다는 얘기다.

그동안 FT는 한국 관련 보도에 비판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날 보도는 청와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FT는 칼럼 등을 통해 “한국은 아직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의 외환·경제 정책을 호되게 깎아내렸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외신을 상대로 ‘한국 제대로 알리기’에 나서면서 FT의 목소리도 바뀌었다. 10일자 3면에는 ‘한국 국회의원들이 카메라 앞에서 쇼하는 동안 개혁법안은 쌓여 간다’는 기사로 한국 정부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7일자에는 “한국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이 친환경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보고받은 이 대통령은 “외신에도 꾸준히 홍보를 하니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기사가 나오지 않느냐”며 홍보 관련자들을 격려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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