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앵커 “아침 뉴스 전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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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최초로 부부가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케이블 뉴스 채널인 mbn은 16일부터 방영하는 ‘출발 모닝뉴스(월~금 오전 5~7시)’ 진행자로 국제부 소속 오대영(30·左) 기자와 이정미(27·右) 아나운서를 발탁했다. 두 사람은 6개월 차 신혼부부로 사내 커플이다.


정성관 보도국장은 “아침 뉴스는 안정된 이미지가 생명인데 부부 앵커만큼 어울리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진행자가 어디 있겠느냐”며 “안정된 진행으로 경쟁사 뉴스와의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2007년 1월 입사한 오 기자는 정치부·국제부를 거쳤다. 방송계에서 입사 3년차를 앵커로 발탁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국장은 “오 앵커는 젊은 나이를 뛰어 넘어 신뢰감을 주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3월 입사한 이 아나운서는 ‘mbn 종합뉴스’·‘경제나침반 180도’ 등을 진행하며 앵커 경력을 쌓아왔다.

국내 1호 ‘부부 앵커’가 될 두 사람은 2007년 입사 동기지만 각각 취재기자와 아나운서로 입사해 이렇다할 교류가 없었다. 그러다 그해 7월 오 기자가 정치부에 근무할 당시 회사 선배의 소개로 사귀게 됐다. 처음 한 달 동안은 ‘철통 보안’ 속에 만남을 이어갔지만 사내 게시판에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이 오르면서 ‘mbn 공식 커플’이 됐다.

결혼을 3개월여 앞둔 지난해 7월엔 이 아나운서가 심야 뉴스(자정~오전 4시) 앵커로 자리를 옮기면서 새벽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오 기자가 출근 시간을 앞당겨 오전 4시쯤 회사를 찾아가 ‘번개 데이트’를 하는 식이었다. 결혼 뒤엔 반대로 오 기자가 새벽 보도 제작국으로, 이 아나운서가 오후 뉴스로 자리가 뒤바뀌면서 ‘별거 아닌 별거’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부부 앵커’ 발탁 소식을 들었을 때 두 사람의 첫 반응은 “인제야 함께 출·퇴근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었다고 한다.

최근엔 안방과 식탁에서도 뉴스 스크립트를 펼쳐놓고 맹연습 중이다. 오 기자는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부부인만큼 뉴스 파트너로서도 편안한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 아나운서는 “안정된 부부의 모습으로 신뢰감을 주는 뉴스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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