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나토 탈퇴 43년 만에 복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1일 프랑스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복귀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결정한 지 43년 만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파리 에콜밀리테어(국방대학)에서 열리는 국방전략 전문가 회의 폐막 연설에서 나토 복귀를 발표할 예정이다. 친미 노선을 내세운 사르코지는 2007년 5월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프랑스의 나토 복귀를 추진해 왔다.

사르코지 지지자들은 “이번 결정으로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프랑스가 국제사회에서 체면을 잃을 뿐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은 “나토에 완전 복귀하더라도 프랑스는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자유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8%가 찬성, 37%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는 냉전 시절인 1949년 소련의 위협으로부터 서방을 보호하기 위해 창설된 집단 방위체제인 나토의 창립 멤버였다. 하지만 66년 드골이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자 외교노선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나토 통합군사령부로부터 프랑스의 탈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한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는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나토 사령부에 100명의 군인을 파견해 왔고, 나토군의 일원으로 보스니아·코소보·아프가니스탄 등에 자국 병력을 보냈다.

유철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