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 채권 발행, 시설투자는 5.2% 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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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기업들이 시설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엔 소극적이고 경영 안정을 위한 자산 매각에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가운데 제조업의 상장채권은 지난 10일 현재 35조5281억원으로 이 중 시설자금은 전체의 5.2%인 1조8458억원에 그쳤다.

시설자금용 채권 발행사는 한국가스공사.LG전자.현대자동차 등 3개사가 전부였다. 나머지 제조업체 대부분은 기업 경영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운용자금과 빚을 갚는 데 쓰는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 채권상장팀 관계자는 "기업들의 시설 투자가 부진하기 때문에 채권도 운용자금이나 차환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시설 투자용 채권 발행은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일부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채권 발행을 통해 빚을 내기보다는 보유 자산을 매각해 빚을 갚거나 필요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사옥이나 토지.건물 등 부동산 매각과 관련된 고정자산 처분 공시는 40건이나 쏟아졌고, 이들 대부분은 처분 목적을 '차입금 상환'이나 '운용자금 확보'등이라고 밝혔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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