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박관용의원,당단합 선봉에…이회창 지지율 회복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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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이 이회창 (李會昌) 후보 살리기에 나섰다.

소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절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 만큼 비장함이 묻어나온다.

우선 민주계 중진들이 나섰다.

김덕룡 (金德龍) 의원과 박관용 (朴寬用) 의원이 앞장섰다.

후보교체론을 일축하고 단합을 촉구했다.

민정계의 이한동 (李漢東) 고문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주말을 이용, 민정계 중진들과 연쇄회동을 가졌다.

골프도 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셨다.

온종일 '이회창' 깃발을 들고 다녔다.

물론 李대표도 바삐 움직였다.

그는 27일 아침 초선의원 23명과 조찬을 함께 했다.

이자리에서 李대표는 "어려운 상황을 만든 대부분의 책임은 내게 있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좋은 결실을 얻고야 말겠다" 고 다짐했다.

아주 솔직한 표현들이 거침없이 구사됐다.

그러자 초선의원들의 화답이 이어졌다.

권철현 (權哲賢) 의원은 "오늘처럼 절실하게 李대표가 본인의 심정을 얘기했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어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원들의 다짐이 속출했다.

李대표를 향한 박수도 쏟아졌다.

이런 적이 없었다는게 대표실 관계자의 얘기다.

이같은 몸부림은 어느 정도의 효과가 나타나는듯 했다.

우선 당사무처가 전날과 달리 다소간의 안정을 찾았다.

그 때문인지 李대표의 얼굴도 이날부턴 다소 피는듯 했다.

신한국당에 갑자기 비상이 걸린 것은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 때문이다.

지지율 문제는 두번째다.

그 보다는 李전지사측에서 당사무처 요원 공략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李전지사측은 사무처 요원들에게 29일까지 동참여부에 대한 최종입장을 통보해 달라고 개별접촉을 하고 있다는 것. 신한국당은 그래서 기본전략도 수정중이다.

지금까지는 너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공략에만 집착했다.

그런 사이 李전지사에 대한 지지율은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일부 조사에서는 올라가기도 했다.

따라서 다단계 양면공략 전략으로 바꿨다.

10월 중순까지는 李전지사를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일단 2등이 목표다.

그러면서 '김대중 집권론' 은 다소간 방관할 자세다.

자연스레 '김대중 경계론' 이 생성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권의 위기의식을 극도로 자극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2등만 되면 김대중총재와의 격차줄이기는 쉽다는 판단이다.

양자대결 구도를 만드는게 지상과제인 것이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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